브레스 컨트롤 by A5





진짜 마조인가 아닌가 한참 고민이 많을 무렵에 나는 사실 속으로 내가 단순히 스팽킹을 좀 좋아하는 이상성애자라고 생각했다. 그 외에도 손 페티쉬가 있는 점이나, 강압적인 섹스를 좋아한다는 점, 다정한 표정이나 목소리보다 근엄한 분위기와 명령에 흥분한다는 점에서 그냥 충분히 그럴법한 (여전히 정상의 궤도에 있는) 취향이라고 생각한 날들도 꽤 있었다.

그런데 어느 날, 내가 확실히 정상의 범주 안에 있지는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. 브레스 컨트롤을 통해서.
일반적인 경우 그건 아주 위험하고, 아니 그보다는 숨이 막혀 짜증이 날 수 있는 상황이다.
한참 섹스에 집중해서 좋은 기분을 느끼고 있는 답답하게 목을 조른다는 건 아 손좀 치워봐 할 수 있는게 정상 아니던가.

그런데 엄청난 희열을 맛보았다.
위험하지 않을거라는 마스터에 대한 확신이 있었고 아무런 생각도 필요 없이 오로지 육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.
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었는데, 그냥 이대로 죽고 싶다는 기분에 가까웠다.
조금만 더.. 조금만 더.. 그러다간 저세상으로 가겠지만.

그 외에도 한가지 더 있다면, 내가 에세머가 아니라고 스스로 부인했던 이유 중 한가지는 에스엠 플레이의 대부분이 시각적인 혐오감을 준다는 것인데, 가령 시뻘겋게 난 자국이나 울며 불며 더러워진 꼴이나 조금 더 나가서는 이런 저런 디바이스를 사용해서 하드한 플레이를 하는 등 꽤 위험해 보이고 흥분보다는 아픔을 연상하는 것들 때문이었다.

사실 플레이를 조금 하드하게 한다고 해서 몸에 자국이 쉽게 남는 것은 아니다. 플로거나 케인 같은 도구를 쓰더라도 가벼운 경우는 몇 시간 지나면, 조금 하드한 경우라도 한 이틀 지나면 없어지는 것인데, 실제로 내 몸에 남은 붉은, 때로는 좀 더 짙은, 혐오감을 줄수 있는 정도는 자국을 봤을 때 더 큰 만족감을 느꼈다는 점이다.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보다 몸이 체감하는 강도는 좀 더 옅다. 생각보다 못 견딜정도로 아프지는 않은데 몸에 남은 자국들은 마치 내가 엄청난 짓을 당한것 처럼 보이게 되기도 한다.
이것은 내가 남자처럼 시각에 더 영향을 받는 여성이기 때문일 수도 있고.

결론적으로 이 두가지가 나 자신을 일깨워 주는데 한 몫 했다.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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